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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비판 멈추기 – 비난 대신 기록하는 글쓰기 루틴

by haruvox 2025. 7. 30.

자기비판 멈추기 – 비난 대신 기록하는 글쓰기 루틴
자기비판 멈추기 – 비난 대신 기록하는 글쓰기 루틴

최근 사소한 일에도 나를 지나치게 탓하는 습관이 반복되면서, 점점 감정이 고립되는 걸 느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자기비판 대신 ‘기록’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나는 왜 그렇게 자주 나를 탓했을까?


별것 아닌 실수에도 스스로를 심하게 탓하던 시절이 있었다.
회의에서 말이 꼬이면 "왜 나는 이렇게 말을 못하지?",
누군가 인사를 받지 않으면 "내가 뭘 잘못했나?"
이렇듯 상황의 원인을 항상 내 쪽으로 끌어와 해석했다.

처음에는 '겸손한 태도', '자기반성'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의 무게는 무거워졌고,
결국 자존감은 바닥을 기고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했던 건, 실수를 피하려다
도전조차 하지 않는 태도가 몸에 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때 만난 것이 글쓰기였다.
정확히 말하면, 감정과 생각을 '비난 없이' 적어보자는 작은 시도였다.
처음엔 불편했다. 솔직한 감정이 무례하거나 유치하게 보일까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반복하면서 점차 깨달았다.
내 안의 판단자 역할을 내려놓고, 그저 기록만 했을 뿐인데
생각이 달라지고, 감정이 가라앉고, 나를 덜 미워하게 되었다는 것을.

글쓰기의 시작은 ‘판단 중지’다

자기비판을 멈추기 위해 내가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잘 쓰는 글’이라는 기준을 버리는 것이었다.
오타가 나도, 문장이 이상해도 그냥 계속 썼다.
목표는 하나였다.
‘나를 비난하지 않는 문장을 쓰자’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오늘 발표를 망쳤다.
순간적으로 말이 끊기고, 얼굴이 붉어졌고, 나는 그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나도 인간이고, 그 자리에서 도망치지 않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예전 같았으면
“어떻게 또 실수야, 왜 그걸 준비 안 했지?”
라는 말로 시작했을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바꾸니,
그날 있었던 일을 ‘관찰자 시점’으로 보게 됐고
비난보다 이해가 앞섰다.

이해가 시작되면 감정은 자연스레 다독여진다.
“그럴 수도 있지”, “다음엔 이렇게 해보자”
이런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나에 대한 시선은 가해자에서 보호자로 옮겨간다.

그게 바로 글쓰기의 힘이다.
무언가를 바꾸지 않아도
그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기만 해도
자기비판은 멈출 수 있다.

 

판단 없이 기록하는 글쓰기 루틴 만들기

이 글을 읽고 '나도 한번 해볼까?'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감정 글쓰기를 시작해보시길 권한다.
이건 실천 루틴이자, 감정 회복을 위한 훈련이다.

(1) 하루 한 번, 나를 위한 질문 쓰기
“오늘 나를 지치게 한 건 무엇이었나?”

“내가 나를 잘했다고 느낀 순간은?”

“오늘 나를 비난한 장면이 있었다면, 그 순간을 다른 말로 바꿔보자”

이런 질문은 내 안의 비판 습관을 인식하는 데 도움을 준다.

(2) 비난 대신 ‘사실’만 써보기
“나는 멍청했다” → “나는 오늘 문서를 늦게 제출했다”
“나는 망쳤다” → “회의에서 준비한 내용이 전달되지 않았다”

감정의 ‘판단’을 지우고 사실만 남기면
그 안에 감정과 거리두기가 가능해진다.
비판 대신 객관화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3) 매일 반복 가능한 구조 만들기
 오늘 있었던 일 한 가지

 그때 들었던 감정 한 줄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문장 한 줄

 내일의 작은 다짐 한 줄

이 구조는 5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이 짧은 루틴이
나를 자책하는 습관을 멈추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된다.

마무리하며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나를 다그쳐야 성장한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삶이 점점 힘들어질수록
필요한 건 가혹한 평가가 아니라
조용히 옆에 앉아주는 말 한마디일지도 모른다.

 

그 말 한마디를
누군가가 건네주기를 기다리는 대신,
오늘은 내가 나에게 써주자.

“오늘도 애썼어.”
그 한 줄로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