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10분씩,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어느덧 두 달이 지났습니다.
처음엔 막연했습니다. 뭘 써야 할지도 몰랐고, 누가 읽어주지도 않는데 왜 써야 하나 싶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달라졌습니다.
‘글쓰기’는 하루의 시작을 다시 설계하는 도구가 되었고,
무너지기 쉬운 감정의 파도 위에서 나를 붙잡아주는 닻이 되어주었습니다.
이 글은 ‘아침 글쓰기’라는 작고 사적인 습관이 어떻게 일상의 흐름을 바꾸고, 나를 돌보는 루틴이 되었는지에 대한 경험담입니다.
생각을 명확히 정리하는 힘 – 쓰면 내면이 정돈된다
글쓰기에는 ‘마음의 먼지’를 털어내는 기능이 있다.
아침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달라진 건 ‘생각이 덜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머릿속에 얽혀 있던 감정, 해야 할 일, 어젯밤의 걱정들이
종이에 적히는 순간부터 하나씩 선명해지고 정돈된다.
처음엔 단 10줄이라도 썼다.
‘어제 잠을 못 자서 피곤하다’, ‘오늘 꼭 이메일 보내야 한다’, ‘요즘 왜 이렇게 불안하지?’
그 단순한 문장이 생각의 시작이었고,
몇 줄을 쓰다 보면 어느새 마음속 깊이 잠겨있던 감정들이 떠올랐다.
이 과정은 단순히 기록이 아니라
‘자신을 알아가는 작업’이었다.
글을 쓰는 동안 나는 나와 마주했고,
어떤 판단도 하지 않고 내 감정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했다.
무엇보다도 글을 쓴다는 건
‘내가 지금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나 자신에게 알려주는 행위였다.
무의식의 언어화 – 감정을 쓰는 순간 치유가 시작된다
“오늘 아침엔 왜 이렇게 가슴이 답답할까?”
이 한 줄의 질문이 나를 살렸다.
아침 글쓰기에는 반드시 ‘감정’을 적는다.
기분이 좋든 나쁘든, 아무렇지 않든 ‘느낌’을 기록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감정을 모른다.
불안해도 그게 불안인지 모른다.
짜증나도 왜 짜증이 났는지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면 감정은 마음속 어딘가에 쌓이고, 결국 어느 순간 폭발하게 된다.
아침 글쓰기는 그 ‘쌓인 감정’을 조용히 건드린다.
조각조각 흩어져 있던 마음을 문장으로 연결하면
신기하게도 감정의 실체가 명확해지고, 동시에 무게도 가벼워진다.
글쓰기를 하면서 울컥한 적도 많았다.
어느 날은 단 한 문장 – “나는 너무 지쳐 있었다” – 만으로 눈물이 났다.
내가 얼마나 억누르고 있었는지, 감정을 외면했는지 깨달았던 순간이었다.
글은 타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위한 언어가 되어야 한다는 걸
아침 글쓰기를 통해 배웠다.
하루의 방향을 다시 설정하는 ‘의식의 루틴’
많은 사람들이 아침 루틴으로 명상을 한다.
누군가는 운동을 하고, 누군가는 차를 마신다.
그 모든 루틴은 결국 하나의 목적을 향한다 – ‘나를 안정시키는 일’.
아침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가장 쉽고, 가장 효과적인 ‘의식의 루틴’이다.
이 루틴은 ‘컨디션’보다 ‘감정’을 중심으로 하루를 설계한다.
글을 쓰면서 오늘의 기분을 점검하고,
작게나마 ‘오늘 하고 싶은 일’을 적는다.
무리한 목표도, 거창한 다짐도 없다.
그저 지금 이 순간, 어떤 나로 살고 싶은지를 떠올려본다.
이게 쌓이면 나중에는
자기 결정력이 생긴다.
‘감정에 휘둘리는 하루’가 아니라,
‘감정을 알아차리는 하루’를 살게 된다.
실제로 나는 이 루틴을 만든 뒤로
불안할 때 스스로 돌아보는 힘이 생겼고,
우울감이 길어질 때도 글을 통해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
글은 나를 회복시키는 도구였고,
그 도구를 매일 아침 손에 쥐는 일은
내 삶을 바꾸는 작은 의식이 되었다.